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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케미칼 공장부지 조성을 위해 남구 황성동 개펄이 매립되고 있는 뒤쪽으로 벌거숭이가 된 야산과 처용암이 보인다. |
천년의 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처용암 일대가 너무 혼란스럽다.
멀리서 보는 경관은 산업시설에 포위됐고, 가까이 다가가면 쓰레기와 부서진 기물들이 어지럽다.
6일 처용암 일대는 혼란스러웠다. 천년설화의 발상지라 보기 어려웠다. 국문학사와 고고학사, 국제교류사 등의 관점에서 보면 이 유적지는 울산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유적이라 해야 마땅하다.
차마 외지인이 와서 볼까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처용암은 진입로부터 흐트러져 있다. 입구 쪽의 야산은 20년째 공장부지를 조성한다며 깎아놓은 상태다.
대흥산업주식회사(대표 이범쾌)가 공장설립 허가를 받은 뒤 쉬엄쉬엄 토석을 채취하면서 먼지를 날리고 경관을 흐려놓고 있지만 규제가 안 되고 있다.
처용암 건너편은 신일반산단을 조성하면서 산을 깎아 벌거숭이 모습을 보이고 있고 거대한 기름 탱크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외벽 녹화나 장식그림 같은 대책이 요망된다.
이 와중에 SK케미칼은 처용암에서 개운포 입구방향의 개펄을 메우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처용암이 포위돼 고립되는 형국이 더욱 심화될 것이 뻔하다. 개운포의 상류인 외황강 쪽은 화학원료 수송배관에 가려졌다.
처용암과 개운포의 원경은 없는 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처용암 가까이서 보는 풍경은 어지럽고 더럽다. 해안에는 온갖 쓰레기가 넘쳐난다. 무허가 식당을 비롯해 각종 공업용 폐기물들이 방치돼 있다.
오래된 선착장은 부서져 있다. 처용암공원의 나무는 어떻게 가꿨는지 후박나무 여러 그루가 윗부분이 잘려있다.
울산시와 남구청, 울산지방항만청은 공공토지에 대해 공작물의 설치나 물건을 쌓아두는 것을 금지하는 안내판을 설치해 놓고 있지만 형식에 불과했다.
봄의 처용암을 보러왔다는 김기홍(57)씨는 “설화가 밥 먹여 주냐고 말하겠지만, 그렇다면 관광산업을 왜 말하고 있고, 문화증진이란 목표를 왜 세우냐고 묻고 싶다”며 “누가 이곳을 천년설화의 발상지라 하겠냐”며 혀를 찼다.
이주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