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보호구역 '대암산 용늪'
람사르 협약에 제1호로 등록… 연병장 토사 밀려와 육지化
약 5000년 전에 형성된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해발 1316m) 용늪'이 훼손 위기에서 벗어나 영구 보전의 길로 들어선다. 대암산 정상 인근의 해발 1280m 고지에 자리 잡은 용늪은 국내 대표적인 '고층(高層) 습지'로, 우리나라가 그 중요성을 인정해 '람사르 협약'(습지 보호를 위한 국제 협약)에 제1호로 등록한 습지다. 용늪은 1964년부터 대암산에 주둔한 군부대 연병장에서 흘러나온 토사(土砂)로 습지가 점차 육지로 변하면서 희귀 습지로서의 가치가 훼손됐다. 환경부는 "용늪 보전을 위해 군부대 주둔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최근 국방부와 합의했다"고 15일 밝혔다.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 용늪(위 사진)을 보전하기 위해 대암산에 주둔한 군부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용늪은 생태계의 보고였지만 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토사때문에 육지로 변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용늪에 사는 까막딱따구리와 동의나물. /환경부 제공
큰용늪과 작은용늪 등 2개 늪지로 구성된 용늪의 가치가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1973년이었다. 한국에서만 자라는 금강초롱을 비롯해 비로용담·기생꽃·끈끈이주걱 등 희귀 식물이 이곳에서 대거 발견돼 정부가 1973년 7월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246호)으로 지정했다. 1989년에는 생태계보전지역으로도 지정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높이가 최대 2m에 이르는 용늪 이탄층(泥炭層·분해가 완전히 되지 않은 식물의 잔해가 진흙과 함께 늪지 물 아래에 퇴적한 지층) 조사를 통해 용늪이 약 4500~5000년 전에 생성된 사실도 밝혀냈다. '작은 자연사 박물관' '생태계 보고'라는 별칭도 붙었다.
그러나 인근에 있는 군부대의 연병장 등지에서 토사와 각종 오염물질이 흘러나와 습지가 점차 육지로 변하면서 습지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자 정부가 이번에 용늪 복원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작은용늪에는 꼬리조팝나무 같은 육상식물이 이미 침투하는 등 용늪이 빠른 속도로 육지화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업을 완료하면 용늪의 습지 기능이 회복되면서 야생 생물이 살아 숨 쉬는 생명력 넘치는 습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박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