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방송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뭔가 일이 안 풀려 점집을 찾았는데 당장 굿을 하지 않으면 큰일날 듯이 얘기를 하면 어떻겠습니까?

인간문화재 제자라는 무속인이 굿 한판에 5천만원을 받고 대부업자를 연결해 주면서까지 고액굿을 부추긴다고 합니다.

구경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무속인의 신내림 굿이 한창입니다.

가정 불화 때문에 무속인을 찾은 박모씨는 굿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 무형문화재 이수자 ▶

"사가 끼었어. 얘는 너무 많이 빨리 끼었고, 못된 것만 눈에 들어오고 귀에 들어온단 말이야."

굿 한번에 5천만원씩 2억원을 썼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 박모 씨(2억원 피해 주장) ▶

"빚더미에 앉은 거고요, 신을 받아서 심적으로 달라지는 경우가 전혀 없어요."

김모 씨도 굿을 해야 장사가 잘 된다는 말을 믿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굿 값 4천만원이 없다고 하자 무속인의 제자가 대부업체를 소개해줬고 연 39%의 고리로 돈을 빌려 굿값을 낸 겁니다.

◀ 김모 씨(4천만원 피해 주장) ▶

"빚쟁이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8군데에서 전화받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아침에 눈 안 떴으면 하는 날도 있었어요."

굿을 한 무속인은 10여년 전 무형문화재 이수자가 된 뒤 굿 값을 크게 올렸습니다.

◀ 무형문화재 이수자 ▶

"뭐 하나를 배우더라도 좋은 선생님은 그만큼 값어치가 비싸잖아요.. 많이 받은 것도 아니에요. 원래 4200만원인데 3800만원에..."

이수자의 아래급인 전수자들 역시 때로는 겁까지 줘가며 굿을 종용합니다.

◀ 무형문화재 전수자 ▶

(집에 일이 조금 있어서요.)

"줄초상 날 가능성이 있어. 아무리 못해도 450(만원). 신령님은 공짜 없어요."

◀ 무형문화재 전수자 ▶

(취업운 좀 보려고요.)

"정월대보름 안에 하면 좋은데, 음력 15일이 지나서 하면 비싸게 받아."

굿을 한 뒤에는 소송을 내도 돈을 돌려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 김종문 수사과장/경기안산단원경찰서 ▶

"현금으로 거의 주고 영수증을 받지 않기 때문에, 몇 억을 줬다고 하는데 무속인들은 '돈 받은 것이 없다'고 하면 전혀 구증이 안됩니다."

인간문화재와 그 제자들을 지정하는 문화재청도 따로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 문화재청 관계자 ▶

"그 사람의 점치는 행위가 아주 용해서 인간문화재 지정한 건 아니에요. 아쉬워가지고 돈 내가지고 (굿)하는 사람이 문제가 아닐까요."

절박한 처지의 서민들이 무형문화재를 앞세운 장삿속에 한번 더 상처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구경근입니다.

(구경근 기자 kpluskk@mbc.co.kr)

출처:MBC
기사원문보기: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216204507369

1회에 5천만원, 인간문화재 이수자의 굿.."신령님은 공짜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