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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비단벌레 날개 2천장’ 신라 말안장, 42년 만에 보존 첫발
글쓴이 tntv 등록일 [20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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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단벌레 날개 2천장’ 신라 말안장, 42년 만에 보존 첫발

    경주 |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ㆍ변색 우려, 발굴 후 글리세린액에 보관…기초연구 시작
    ㆍ중국·일본은 실패…자외선·성분 분석 등 1차 실험 진행

    발굴 42년 만에 보존처리를 위한 연구가 시작된 ‘비단벌레 장식 말안장 뒷가리개’와 그 세부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발굴 42년 만에 보존처리를 위한 연구가 시작된 ‘비단벌레 장식 말안장 뒷가리개’와 그 세부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43년 전 발굴됐으나 확실한 보존처리 기술이 확보되지 않아 글리세린 용액 속에 담겨있는 신라시대의 비단벌레 장식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 연구가 마침내 시작됐다.

    발굴 42년 만에 처음으로 보존처리 기초연구가 시작된 유물은 1975년 경주의 신라시대 왕릉인 ‘황남대총’ 남쪽 무덤에서 출토된 ‘비단벌레 장식 말안장 뒷가리개’다.

    오색찬란한 빛을 내는 비단벌레(옥충) 날개 2000여장과 무늬를 뚫은 황금빛 금동판이 어우러진 1500년 전의 이 유물은 학술적 가치와 함께 희귀해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비단벌레 날개의 빛깔을 보존할 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데다 중국·일본의 비슷한 유물들 대부분은 섣불리 손을 댔다가 훼손된 사례가 있어 발굴 이후 빛이 제한되고 순도 99%의 글리세린 용액이 가득 찬 특수 보존상자에 보관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14일 “ ‘비단벌레 장식 말안장 뒷가리개’의 보존처리를 위한 기초연구를 최근 시작했다”며 “현재 5개 부문별로 1차 실험이 완료되거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주박물관의 연구는 글리세린의 최적화된 안정성을 찾는 ‘보관용액 안정성 평가’, 다양한 조건에서 비단벌레 날개의 변색 등을 실험하는 ‘열화 테스트’, 날개의 발색 인자 등을 확인하는 ‘구조 및 성분분석’, 유물을 영구하게 보존할 ‘코팅재 개발’, 실제 유물 조각 등을 활용한 ‘임상실험’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박물관 측은 “열화 테스트의 경우 자외선을 활용한 다양한 변색 실험은 1차 완료돼 2차 실험이 진행 중이며, 질산·황산 등 각종 용매류 실험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보관 용액 안정성 평가는 장기 계획 아래 실험에 들어갔으며, 발색 인자는 일부 검출하는 성과를 거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전문가들과 협력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자외선 실험은 비단벌레 날개를 40시간부터 200시간까지 글리세린 용액 속이나 상온 방치 등 다양한 조건에서 색깔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 1차 실험에서 80시간의 자외선을 쏘였을 경우 글리세린 용액에 담긴 날개는 금록색 등 고유한 빛을 유지했으나, 상온의 날개는 심하게 변색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단벌레 날개를 자외선에 200시간 노출하자 고유한 색깔이 변한 모습.

    비단벌레 날개를 자외선에 200시간 노출하자 고유한 색깔이 변한 모습.

    경주박물관 보존과학실 신용비 학예사는 “매우 신중하게 보존처리를 위한 기초연구에 돌입했다”며 “워낙 다양한 조건, 변수들이 많아 조심스럽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존과학실 이승렬 보존과학담당은 “자외선 노화 실험의 경우 많은 데이터들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실험 단계마다 상황을 점검하며 향후 더 구체적 실험 방안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비단벌레 장식 말안장 뒷가리개’(가로 53.1㎝, 세로 35.4㎝)의 보존처리가 까다로운 것은 비단벌레 날개가 건조하거나 빛에 쏘였을 경우 변색되는 데다 유물 구조 등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 유물은 소나무 판재 위에 백화수피(자작나무 껍질)를 촘촘하게 깔고 그 위에 비단벌레 날개 2000여장, 또 그 위에 정교하게 무늬를 뚫은 금동판이 옻칠로 붙여져 있다. 

    신 학예사는 “보존처리는 4개 소재의 특성에 맞게 달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그중에서도 중국·일본의 비단벌레 장식 유물이 훼손된 상황을 보더라도 비단벌레 날개의 색깔 보존이 가장 민감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특히 비단벌레는 2008년 천연기념물 제496호로 지정돼 실험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주박물관이 실험 중인 비단벌레 날개는 2006년 복제품을 제작할 당시 일본에서 기증받은 것이다.

    유병하 관장은 “전문가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실험 시한, 성과 도출에 얽매이지 않고 확실하고 명확한 보존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장기적·체계적으로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단벌레 장식 말안장 뒷가리개’는 훼손을 우려해 2011년 1월 특별전에 3일간 특수 조건 아래 단 한 번 일반에 공개된 적이 있다. 비단벌레 날개는 독특한 빛깔로 신라시대 왕 등 최상위 계층이 사용한 일부 장식품에 활용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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