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 잘못된 음주문화를 바로잡으려는 각계 움직임이 활발하다.
과음은 건강을 해치고 강력범죄를 부른다는 각성에서다.
서울 강서구는 3월부터 올바른 음주문화 사업을 시작했다.
폭음 위험과 폐해를 알리는 사업이다.
경기 남양주시 의회는 건전한 음주문화 조례안을 만들었다.
대학가에서는 절주 동아리가 등장했다.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몸부림이다.
우리나라 음주 습관은 세계에서 악명이 높다.
중동 알자지라 방송은 한국인 음주 관행을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후래자 삼배(늦게 오면 3잔 연속 마시기), 폭탄주 돌리기 등을 근거로 거론했다.
후래자 삼배 전통은 뿌리가 깊다.
1928년부터 연재된 소설 '임꺽정'에도 나온다.
늦게 왔다는 이유로 술 석 잔을 연거푸 권하는 대목이다.
통일신라(676~936년)에서도 폭음 권유가 자연스러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1975년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주령구로 당시 음주문화를 짐작할 수 있다.
주령구에 쓰인 다양한 벌칙들
주령구는 참나무로 만든 14면체 주사위다.
면마다 다양한 벌칙이 적힌 주령구는 귀족 오락용으로 쓰인 듯하다.
벌칙 내용이 전부 웃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일례로 '음진대소'는 오늘날 '원샷' 음주와 닮았다.
술잔을 다 비우고 큰소리로 웃어야 한다는 뜻이다.
'삼잔일거'는 후래자 삼배의 원조로 삼을 만하다.
석 잔을 한꺼번에 마시는 벌칙이다.
두 잔이면 즉시 비우기(양잔즉방)와 팔 구부려 마시기(곡비즉진)도 요즘 술자리 모습이다.
노래 없이 춤추기와 시 한 수 읊기 등은 운치와 여유를 담았다.
주령구 던지기는 주로 귀족이 즐긴 것으로 보인다.
생업에 얽매인 평민에게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하는 현대인에게도 벅찬 놀이다.
후래자 삼배 전통을 옹호하는 견해도 있다.
미리 온 사람과 균형을 맞추는 효과 때문이다.
음양이론에도 어울린다고 한다.
양수 1과 음수 2에 이은 3은 자연 섭리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노자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자주 인용된다.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
음주도 과유불급이다.
기분을 전환하고 소통을 돕지만 지나치면 부작용이 훨씬 크다.
이제는 1천300년간 이어진 그릇된 음주 관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 같다.
ha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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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nhapnews.co.kr/culture/2017/04/06/0906000000AKR201704061410007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