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싱가포르 아시아문명박물관에서 오는 7월 23일까지 ‘조선왕조의 예술과 문화’를 개최한다.
지금으로부터 500여년 전, 왕실 문화부터 백성의 삶까지 조선시대 문화와 예술 전반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싱가포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물 제1487호 ‘서직수 초상’, 등록문화재 제486호 ‘운낭자상’ 등 지정문화재 3건과 등록문화재 1건을 포함한 120건 248점,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일월오봉도 등 25건 36점 등 모두 145건 284점을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은 오늘날 한국 문화의 바탕이 된 조선시대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로 조선왕조의 국왕을 비롯, 왕실의 문화부터 백성들의 삶과 문화에 이르는 당시의 다양한 삶의 풍경을 담고 있다.
‘운낭자상’은 전북에서 활동한 석지 채용신(蔡龍臣, 1850~1941)이 1914년에 그린 초상화로, 그림의 주인공은 홍경래의 난(1811년) 때에 가산군수 정시의 시신을 거두어 사후에는 열녀각인 평양 의열사(義烈祠)에 제향됐다고 전해지는 의기(義妓) 최연홍(崔蓮紅,1785~1846)이다.
살구색(혹은 옅은 미색) 저고리에 옥색 치마를 입은 여인이 남자 아이를 안고 있는 전신입상으로 외씨 버선의 한쪽 발이 살짝 나온 자태와 가채를 얹지 않고 빗어 넘긴 머리 모양을 하고 있으며, 부드러운 담채와 간략한 필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림의 오른쪽 위에 ‘雲娘子二十七世像’(운낭자이십칠세상), 왼쪽 중간쯤에 ‘갑인늑월석지사'라고 적혀있고 그 아래에 '石芝'(석지), '定山郡守蔡龍臣信章'(정산군수채용신신장)이 날인되어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엄마와 아기>를 주제로 그린 그림으로서 근대기 회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미술사적 가치가 있다. 1795년 정조의 화성 행차를 그린 ‘화성원행도권(華城園幸圖卷)’은 정조와 혜경궁의 행렬을 기록한 채색 두루마리 그림으로, 가로의 길이가 45m에 달하는 대작이다. 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백성들의 생활상을 살피는 기회이기도 했던 정조의 화성 행차가 자세하고 생생하게 드러나 있는 이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장식적인 금니의 사용 등이 특징이다.
서직수 초상(徐直修 肖像)은 문인 관료로 종3품에 올랐던 서직수(1735-1811)의 나이 만 61세 때 당시 최고의 궁중 화원들인 이명기와 김홍도가 제작한 초상화이다. 이명기는 서직수의 얼굴을 그리고 김홍도가 몸체를 그렸다. 초상화 속 얼굴의 굴곡과 얼굴빛은 짧고 부드러운, 무수하게 많은 필획으로 표현되었고, 얼굴의 점, 검버섯, 주름 등 세부적인 피부의 특징도 놓치지 않은 명작이다.
전시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다양한 삶의 활동을 품은 조선의 수도 한양의 활기찬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과거에 급제한 사람의 기쁨에 찬 행렬의 모습을 그린 ‘삼일유가도(三日遊街圖), 말징을 박는 모습에서 말과 사람의 행동과 감정까지 생생하게 포착한 조영석의 ’말징박기’등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그림들과, 섬세하고 화려한 자수로 장식한 활옷, 어린아이의 색동 마고자, 노리개, 안경집 등은 당시 남녀노소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품들로 눈길을 사로잡는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