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정신을 상징하는 은행나무.
우리나라에 은행나무가 언제 들어왔는지를 알려주는 문헌 기록은 없다. 다만 불교와 유교와 관련한 공간에서 아주 나이가 많은 은행나무가 살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불교와 유교의 수용 시기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살구나무를 의미하는 ‘행(杏)’을 은행나무로 수용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나는 이러한 사례를 나무의 ‘문화 변용’이라 부른다. 조선시대의 창덕궁을 비롯한 궁궐이나 조선시대 국립대학 성균관, 각종 관청, 소수서원을 비롯한 전국의 서원 등지의 은행나무는 살구나무를 은행나무로 인식한 문화 변용의 사례다. 은행나무는 공자가 살구나무 밑, 즉 행단에서 제자를 가르친 정신을 상징한다. 특히 성균관과 소수서원 및 맹씨행단의 두 그루 은행나무는 암수딴그루 은행나무의 생태를 잘 보여줄 뿐 아니라 유교의 정신을 상징하는 나무다.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