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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중국, 베트남도 열중하는 왕조시대 궁궐 복원, 우리는 안하나? 못하나?
글쓴이 tntv 등록일 [2017.07.28]



중국, 베트남도 열중하는 왕조시대 궁궐 복원, 우리는 안하나? 못하나?

요원한 서대문(西大門) 복원과 훼손 문화재에 대한 단상

글 | 이상흔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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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미군정청에서 찍은 경복궁 모습. 일제는 불과 몇 십년 만에 경복궁을 글자그대로 불도저로 밀어버린 것처럼 파괴했다. 다른 궁궐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그나마 경복궁은 터라도 남았지만, 경희궁은 일제를 거치면서 터조차 사라졌다. 일제의 소아병적인 식민지의 문화재 파괴행위는 근본적으로 문화적 열등감에서 나온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가 없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戰犯) 국가인 일본은 미국의 폭격으로 여러 귀중한 문화재를 잃었습니다(미국은 우리의 경주와 같은 일본의 일부 도시는 폭격에서 제외하였고, 많은 문화재가 보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전쟁이 끝나자 잃어버린 문화재를 곧바로 복원했습니다. 폭격이나 화재 등으로 소실되었던 명치신궁, 나고야성, 법륭사 금당, 금각사 등이 복원되었고, 2차 대전 때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오키나와 왕국의 왕궁이나, 주춧돌만 남은 1300년 전 나라시대의 궁궐(복원진행 중) 등도 복원이 완료되었거나, 복원 중입니다.
 
저는 2000년 초반 유럽 5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가장 기억나는 도시가 독일의 드레스덴입니다. 드레스덴은 2차 대전 당시 영국과 미국의 폭격으로 도시 전체가 파괴되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드레스덴에서 무너진 벽돌 한 장도 버리지 않고, 문화재를 복원하기 시작했고, 도시가 상당부분 옛 모습을 갖춘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도 드레스덴은 복원을 멈추지 않고 있었습니다.
 
중국은 최근 고대 국가의 왕궁을 착실하게 복원 중이고, 베트남도 왕조시대의 궁궐에 대한 복원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우리나라는 일제시대에 훼손된 문화재를 제대로 복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훼손된 5대 궁궐이 그 실상을 잘 대변합니다. 5대 궁궐 중 어느 하나도 원래 모습대로  복원된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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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 일제에 의해 훼손되기 전의 모습이다.
 
우리의 5대 궁궐은 터만 남은 것이 아니라, 건물의 그림이나 사진이 상당부분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완벽한 복원’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이처럼 방치되고 있는 것입니다.
 
방치하는 수준을 넘어서 다시는 복원을 하지 못하게 도리어 훼손한 경우도 많습니다. 경희궁(慶熙宮)이 대표적입니다. 경희궁 정문인 흥화문(興化門)은 형식상으로 복원은 해놓았는데 주변에 담장도 없이 문(門)만 덩그렇게 놓여 있고, 그나마 위치와 방향도 잘못되어 있습니다.
 
경희궁은 일제에 의해 궁궐터가 대부분 매각되었습니다. 서울시가 궁궐을 복원하겠다면서 일부 터를 확보를 했지만, 막상 가장 중요한 복원 예정지에 서울역사박물관을 지었습니다. 다시는 궁궐을 복원을 할 수 없게 대못이 아니라 대말뚝을 박아 놓은 것입니다.
 
그나마 복원이라고 했다는 경희궁의 일부 전각들은 어딘가 어색하고, 위엄이 없고, 건물간의 조화와 균형이 맞지 않아 궁궐이 아니라 소림사 무술 세트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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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 경의 경복궁. 훼손되기 전 궁궐의 위용이 드러나는 사진이다. 동서십자각이 뚜렷하다.

조선의 정궁(正宮)인 경복궁(景福宮)은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10여 채의 전각만 남고 전부 헐렸는데, 해방 후 조금씩 복원은 하고 있지만 속도가 더디고, 그나마 완전복원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동(東) 십자각은 궁에서 뚝 떨어진 채 수십년이 지났지만 누구하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궁궐 서쪽 담장 끝에 있어야 할 西십자각은 없어진지가 오래지만 복원할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또한 궁궐 안에는 지어서는 안 될 민속박물관과 궁중유물 박물관 같은 현대식 건물이 수없이 들어차 있습니다. 더욱 한심한 것은 관광객이 버스를 타고 궁궐 안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후진국이라도 자국(自國)의 유서깊은 궁궐 안에 이렇게 대형 주차장을 만들어 놓은 나라가 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수년 전 마침 기무사가 옮기면서 그 터가 비었습니다. 저는 그곳을 경복궁 주차장 부지로 사용하면, 만성적인 주차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궁궐 복원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지만, 어느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고 미술관을 지었습니다. 그렇더라도 경복궁은 터가 가장 완벽하게 보존되었기 때문에 부지 확보를 위한 별다른 노력 없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조선시대의 웅장한 모습으로 복원이 가능한 궁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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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창경궁 전각을 헐고 박물관을 지어놓은 모습. 5대 궁궐은 이런 식으로 철저히 파괴되었는데, 순종 황제가 버젓이 살아 있을 때부터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

경운궁(慶運宮: 덕수궁)은 경희궁 다음으로 처참하게 훼손된 궁궐입니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예전 크기의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해방 후 우리는 궁궐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대한문(大漢門)은 도시 개발 과정에서 원래 위치에서 한참을 후퇴한 자리로 밀려났고, 바로 옆에 들어선 고층빌딩에 눌려서 기세가 잔뜩 꺾인 모습입니다.
 
5대 궁궐 중 그나마 가장 잘 보존되었다는 창덕궁(昌德宮)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돈화문 앞이 너무 좁고, 길 바로 건너 주유소가 있고, 주변이 정비가 되지 않아 궁궐이 궁색해 보입니다. 저는 이 일대를 정비해 경복궁에서 이어지는 전통문화 거리로 꾸밀 것을 여러 차례 제안한 바 있습니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이 하겠다고 했으니 두고 볼 일입니다.
 
훼손된 채 방치된 문화재는 궁궐뿐만이 아닙니다. 환구단(圜丘壇)은 현재 조선호텔 자리에 있었는데, 이곳은 임금이 직접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세운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종묘와 사직단 보다 더 중요한 문화재입니다. 하지만 일제에 의해 부속건물인 황궁우(皇穹宇)라는 건물과 일부 석조 구조물만 남기고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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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단의 원래 모습. 지금은 왼쪽에 보이는 팔각 건물만 남아 있다. 워낙 철저히 파괴되어 이런 중요한 문화재가 있었는지 조차모를 지경이다. 의식 있는 민족이라면 환구단부터 복원하는 것이 순서다.

최근에 서울 시청 옆에 환구단 정문을 복원했지만, 환구단의 상징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완전 복원이 아닌 이런 식의 복원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환구단은 현재 자리에서는 어차피 복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소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서라도 완벽하게 복원을 해야 할 문화재입니다.
 
저는 서울 시청 신(新)청사가 들어오기 전 그 자리에 환구단을 복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한적 있는데, 희망사항에 그쳤습니다. 대신 가까운 다른 곳에 부지를 확보해서라도 환구단 복원을 시작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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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인 돈의문 전경./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서대문(西大門)인 돈의문(敦義門)을 보면 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현주소를 보는 듯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복원하겠다”는 공식 발표를 들은 것만 해도 서너 번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결국 교통체증 문제로 복원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담컨데 만약 일본이었다면 이런 중요한 문화재는 1940년대에 이미 복원을 마쳤을 겁니다. 실물 사진이 있는 문화재도 이처럼 오랫동안 복원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데 나머지 문화재야 말해야 무엇하겠습니까? 우선 서대문부터 복원을 서두르고, 광화문에서 창덕궁까지 이어지는 전통문화거리를 조성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큰 업적으로 남을 것입니다.
원문보기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3&mcate=M1003&nNewsNumb=20170524876&nidx=24877&dable=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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