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홍해를 향해 지팡이를 높이 드니 드넓은 바다가 양쪽으로 갈라진다. 영화 <십계>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이다. <십계>는 <벤허>와 더불어 종교를 떠나 예술로 인정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성경에 "십계명"이라는 단어는 없다. 계명이 몇 개냐고 물으면 유대인과 한국 기독교인이 달리 대답할 것 같다. 유대인이라면 "613가지"라고 말하겠지만 기독교인은 "열 가지도 있고, (좀 식견이 넓은 사람이라면) 613가지도 있다"고 대꾸할 것이다.
사실, 계명은 613가지뿐이다. 그렇다면 십계명은? 번역은 십계명이라고 했지만 "열 마디 말씀"이라야 옳다. 십계명이라고 번역된 구절은 총 네 군데인데 히브리어 사본에는 모두 "아쎄레트 하드바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십계명이 옳다면 "아쎄레트 하미쯔보트"라고 써야 맞다.
하 = 정관사
드바림 = 말씀들
미쯔보트 = 계명들
그런 탓에 심각한 오류가 벌어지고 말았다. 개신교와 가톨릭이 구분해 놓은 십계명을 보면 첫 마디 말씀을 빼고 두 번째 말씀이 첫 번째로 둔갑하고 말았다.
하나님이 이 모든 말씀으로 말씀하여 이르시되,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출애굽기 20:1~3)
첫 마디가 무엇인가?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 여호와니라."까지다.
하지만 개신교의 첫 번째 계명은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내게 두지 말라"라고 한다.
왜 그런가? 말씀을 계명으로 옮기고 보니, 첫 마디가 계명처럼 보이질 않아 뺀 것이다.
유대교와 가톨릭과 개신교의 십계명(열마디 말씀)의 구분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가? 바로 번역과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다.
첫 번째를 뺀 아홉 마디 말씀으로 십계명을 구분해 놓았으니...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