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자정 술에 취해 첨성대에 올랐던 여대생들은 결국 문화재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악의를 가지고 한 행위는 아니었지만 허술하게 문화재를 관리해온 우리 사회의 후진성에 대한 일반의 의식을 일깨우고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 해프닝은 나름의 교훈을 남겼다. (철없는 여학생들의 행위는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어떤 질책이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이들을 향한 도를 넘는 댓글 공격은 그것대로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병리 현상이다. 이들은 아직 젊고, 실수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지 않은가. 우리는 타인의 실수에 대해 너무 가혹하다. 특히 댓글이 그렇다.)
술에 취한 대학생 3명이 국보 제31호인 첨성대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주CCTV관제센터 CCTV영상을 캡쳐한 사진.[연합뉴스]
사실 첨성대의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화재 관리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20세기 초까지 첨성대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대상이었고 이런 장면은 (당시 흔치 않았던) 사진기 덕분에 오늘날까지 증거로 남아있다. 오늘의 잣대로 과거를 평가하면 과거는 늘 미개한 대상으로 전락한다. 오늘 우리는 인간 인식발전단계의 최종단계를 살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100년쯤 뒤 우리의 후손은 그 시대에 맞게 변화된 잣대를 가지고 현재의 우리 세대를 미개한 족속이라고 평가할지도 모른다.
1921년 경성 휘문고등보통학교 4학년생들의 경주 수학여행 기념사진.[사진 진성당거사 블로그]
1930년대의 수학여행 기념사진. [사진 일본 블로그 livedoor]
시기 불분명.[사진 pinterest.com]
1930년대 수학여행.[사진 ilbe.com]
현재 첨성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자가 배치되어 관리하고 근무자가 없는 시간대는 CCTV가 작동되고 있다. 2016년 9월 경주 지역을 강타한 규모 5.8의 지진으로 첨성대 상층부가 북쪽으로 38mm 밀려났다. 신라 선덕여왕(재위 632~646) 때 세워져 1400년을 버텨온 첨성대는 지진 이전부터 기단 북측 지반 침하로 매년 1mm 정도 기울어지고 있는 상태로 현재 북쪽으로 205mm, 서쪽으로 5mm 기울어진 상태다. 마치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고 있는 것이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으나 조신하고 아담한 모습으로 1400년 간 우리 곁을 지킨 첨성대가 자손만대 온전한 모습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