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느라 거칠어졌던 숨을 고르고 나서야 괴기스러운 ‘V’자 형태의 칼자국이 눈에 띈다. 아름드리 소나무마다 촘촘하게 그어댄 하사관 계급장을 연상시키는 두세 뼘 크기의 흉터가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동행한 봉화 주민 권오문씨는 “예로부터 춘양목으로 유명한 이 일대에는 일제가 남긴 아픈 역사를 증명하고 있는 소나무들이 즐비하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사람, 역사, 문화뿐만 아니라 소나무에까지 칼을 들이대 깊은 상처를 남겼다.
춘양목
지워지지 않는 흉한 문신을 안고도 쓰러지지 않고 이 땅을 지키고 있는 소나무들이 광복 72주년을 맞는 오늘도 일제의 만행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간직하고 보존해야 할 것은 값비싸고 아름다운 소나무만이 아니라, 민족의 아픈 역사를 온몸에 새긴 바로 이 소나무들 아닐까. 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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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joins.com/article/21839226?cloc=joongang|article|photoiss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