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50여 년 전, 대한민국에는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문화재가 하나 생겼다. 물질적으로 형상화할 수 없는, 인류문화에 보전되어야 할 음악·무용·연극·공예기술 및 놀이… 바로 중요무형문화재 제도의 도입이다. 현재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제례악을 1호로 현재는 120여 개의 항목이 중요무형문화재로 등재되어 있다. 오늘은 문화재로 떠나는 막걸리 여행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종묘제례의 모습. 막걸리, 동동주, 청주 등 총 3종류의 전통주가 등장한다. 출처 문화재청
무형문화제, 왜 이렇게 많을까 120여 개에 걸쳐 중요무형문화재가 등록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더 많은 업종에서 무형문화재란 말이 나온다. 이유는 무엇일까? 무형문화재로 등록도 안 되어 있으면서 홍보용으로 말로만 무형문화재라고 하는 것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120여 항목보다 많은 부분이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 이유는 중요무형문화재에 시도무형문화재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중요무형문화재는 문화재청장이 지정하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이며, 시도무형문화재는 시, 도지사가 문화재보호법을 근거로 한 조례에 의거, 보존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제도이다. 현재 16개 지자체가 선정한 ‘시·도 무형문화재’는 약 400여 개가 지정되어 있다.
인간문화재와 무형문화재의 차이점 무형문화재만큼 많이 듣는 말 중에 인간문화재란 말이 있다. 인간문화재는 무엇일까? 유래를 찾아보면 중요무형문화재와 같은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즉 인간문화재란 중요무형문화재의 기능 및 예능 보유자를 일컫는 말로, 전통문화를 재현할 수 있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시도무형문화재인 송명섭씨가 죽력고를 빚는 모습. 출처 문화재청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국내 전통주 3가지 현재 전통주 관련해서는 공예 부분 3개의 종목에 술 담그는 방법 3가지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술이 익으면 문배나무의 향이 난다는 문배주, 충남 당진시 면천면의 우물을 사용하여 빚는 면천두견주, 경주 최씨 가문에 수 대에 걸쳐 전해 내려오는 경주 교동법주가 그 주인공이다. 문배주의 경우, 술 빚는 시기는 4~5월이 적기이며, 빚어지는 데는 총 4개월이 걸리며, 면천두견주는 3월에 두견화가 피면 덧술을 담아 밑술과 혼합하는데, 100일 이상 소요된다. 경주 교동법주는 법이 정한 대로 즉, 정석대로 빚는다는 뜻을 의미한다. 막걸리는 제주도 무형문화재 김을정 씨의 ‘오메기술’이 유명하며 그 외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남한산성 소주의 강환구 씨가 빚는 ‘참살이 막걸리’, 그리고 전북의 무형문화재인 죽력고의 송명섭 씨가 빚는 ‘송명섭 막걸리’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문배주
막걸리, 중요무형문화재… 나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까지 현재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 중,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은 총 15개이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대표적인 것이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이후의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그리고 최근의 한산 모시짜기와 아리랑까지 많으면 1년에 4개 항목까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 중 아직 식품이 등재된 적은 없다. 이 부분에 서민의 애환을 달래고 허기를 채워주는, 하지만 알고 보니 영양으로 가득 찬 막걸리를 등재시키는 것은 어떨까? 일본이 50개가 넘는 사케 양조장에서 ‘맛꼬리’라고 불리며 판매하는 등 그 정체성을 흔들고 있는 막걸리를 말이다. 사케는 아예 일본 내 국주(國酒)라고 하면서 민, 관이 하나가 되어 해외진출을 더욱 모색하고 있다. 세계 그 어느 나라도 대한민국의 막걸리와 같은 효모가 살아있는 생주를 여기까지 산업화, 상품화를 시킨 유례는 없다.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있으며 1000여 종류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막걸리. 서민들의 술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가 담겨 있는 막걸리에 대하여 소박하고 조심스럽게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