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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마이더스] 피라미드의 신비… 별빛 속의 축제
글쓴이 tntv 등록일 [2017.10.10]



[마이더스] 피라미드의 신비… 별빛 속의 축제

기자 지역의 피라미드 중 가장 크고 오래된 대피라미드. 오현숙 제공

피라미드의 신비와 파라오의 저주가 공존하는 이집트. 내가 세계여행을 결심하게 된 첫 번째 이유도 피라미드가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저만치에 서 있는 피라미드를 보니 발걸음이 바빠졌다. 3개의 거대한 피라미드와 이를 지키는 스핑크스. 너무나 보고 싶었던 피라미드를 직접 보니 감격스러웠다.

인류 최대의 미스터리이자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웅장한 기자 지역의 피라미드는 지금으로부터 약 4천500년 전에 만들어졌다. 3개의 피라미드는 각각 쿠푸왕, 카프레왕, 멘카우라왕의 무덤이다.

이중 쿠푸의 피라미드를 만드는 데만 평균 2.5t짜리 화강암이 약 230만 개 들어갔다고 한다. 이 거대한 돌을 나일강이 범람했을 때 옮겼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또 높이가 138m나 되는 피라미드의 각 모서리는 천문학을 이용해 동서남북 방향을 정확히 맞췄다. 그 결과 지구 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무겁고, 가장 오래 서 있는 건축물이 된 이 피라미드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이곳에서 교수 부부를 만났는데 바하리아 사막으로 투어를 떠난다고 했다. 나와 사진작가 할아버지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6명이 차를 빌려 타고 사막으로 향했다. 바퀴가 모래 속으로 푹푹 빠져 힘들게 운전한 끝에 사막에 도착했다.

사막은 모래바람만 부는 황량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바위가 깎여 모래로 바뀌는 과정에서 독특한 모습을 갖게 된 조각 같은 바위가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색깔도 다양해 화산재에 덮인 검은 사막이 있는가 하면, 모래만 있는 황금색 사막, 석회석이 모래로 변한 흰 사막도 있었다.

해가 지기 전에 야영을 준비했다. 지붕 없는 텐트를 세운 후 바닥에 두꺼운 천을 깔고 그 위에 다시 매트리스를 얹었다. 탁자를 꺼내놓고 가져간 장작으로 불을 피운 다음 닭고기 바비큐를 만들어 맥주와 같이 먹으니 훌륭한 만찬이 따로 없었다. 남은 음식은 한데 모아 멀찌감치 놔두면 사막여우가 먹으러 온다고 했다.

시나이산의 일출. 연합DB

식사 후 차를 마시며 쏟아지는 별들을 보고 있으니 운전기사가 북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교수와 사진작가 할아버지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마치 오늘이 지구 상의 마지막 밤인 듯 인적 없는 사막에서 모두 같이 목청껏 노래하며 춤을 췄다. 그때 사막여우가 나타났다. 어두운 데다 하도 잽싸게 달아나 정확히 못 봤지만 흰색의 사막여우는 생각보다 작고 귀여웠다.

사막은 항상 불타는 듯한 여름 날씨인 줄 알았는데 밤은 예외였다. 불빛이 없기 때문인지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레깅스에 청바지, 긴팔 티에 털 잠바를 입고 침낭에 들어가 두꺼운 담요까지 덮었지만 발이 서늘했다.

이른 아침 수많은 사람이 만들어놓은 ‘화장실’에 다녀왔다. 소변은 모래 위에서 금세 흡수되지만, 대변은 모래로 덮어도 바람에 날려 금세 본 모습대로 뒹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언젠가는 모래로 변할 것이다.

이집트의 관광도시 다합에 들렀다. ‘다합’은 아랍어로 ‘금’이란 뜻이다. 해안이 황금빛 모래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름답고 수질도 깨끗해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러 온 사람이 특히 많았다.

수영을 못하는 데다 처음 하는 스노클링이 많이 두려웠지만 숙소 주인의 손을 잡고 바다에 들어갔다. 그러자 산호초와 떼 지어 다니는 물고기 등 자연의 형형색색이 눈에 들어왔다.

다합에서 두 시간 거리인 시나이산에도 올라갔다. 이 산은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곳이다. 해돋이가 시작되는 6시 반에 맞춰 느릿느릿 갔지만 정상에서 추위와 어둠을 참으며 기다려야 했다.

두어 시간쯤 지나자 하늘에 조금씩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자그마한 점이 조금씩 올라오더니 커다란 몸을 불쑥 내밀었다. 어느 나라, 어느 산에서든 해는 매일 뜬다. 하지만 나무 한 그루 없는 시나이산의 해돋이는 아주 특별했다.

오후에 다합으로 돌아와 바다의 환상적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또다시 스노클링에 도전했다. 바닷속은 여전히 환상적이었다. 물고기 떼를 따라 헤엄치다가 바닥까지 내려가 소라를 한 아름 건져왔다. 물에서 나와 돌로 깬 후 속만 꺼내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는데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별미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3일 내내 바다에 들어갔다가 결국 심한 감기에 걸렸던 것이다. 그럼에도 다시 가고 싶은 다합의 바다. 그 바다가 그립다.

오현숙

- 배낭여행가 / 여행작가 / 약 50개국 방문

- 저서 <꿈만 꿀까, 지금 떠날까> 등

- insumam42@ hanmail.net

원문보기
http://www.yonhapnews.co.kr/culture/2017/09/29/0901000000AKR201709292204009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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