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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석 무게 35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지석묘(고인돌)로 확인된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 전경. |
김해시가 문화재청과 협의도 없이 세계 최대 규모 고인돌인 `구산동 지석묘(고인돌ㆍ경남도기념물 제280호)`의 복원을 진행하다가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시는 세계적인 문화재를 발굴 복원하는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몰라 경남도의 협의만 거쳐 문화재청에는 통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발굴 과정에서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한 흔적도 있어 파장이 클 전망이다.
특히 김해시는 문화재 전문 보수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해 2020년 12월부터 고인돌 복원ㆍ정비 사업을 진행하면서 해당 업체가 묘역을 표시하는 바닥돌(박석)을 걷어내고, 하부 문화층(文化層ㆍ유물이 있어 과거의 문화를 아는 데 도움이 되는 지층)을 건드려 일부가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시는 "발굴 당시 지석묘 규모가 매우 크고 예산 확보 등이 어려워 도로 흙을 채워 보존했다"고 밝혀 문화재에 대한 기본 상식도 없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5일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현장을 찾아 고인돌 상석 아래 바닥돌(박석), 하부 문화층(文化層ㆍ유물이 있어 과거의 문화를 아는 데 도움이 되는 지층)이 훼손된 것을 확인했다.
이날 문화재청 조사단은 구산동 지석묘 복원ㆍ정비사업 시공사가 묘역을 표시하는 바닥돌을 걷어내고, 하부 문화층(文化層ㆍ유물이 있어 과거의 문화를 아는 데 도움이 되는 지층)을 건드려 일부가 손상된 것을 파악했다.
문화재청은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하면서 "형상 변경을 하려면 별도의 문화재 보존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하는데 이번 구산동 지석묘 정비공사 과정에서는 보존대책 수립ㆍ이행이 되지 않았고,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정비 공사 과정에서 관련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법적 조처에 나설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7일 설명자료를 통해 "(지석묘와 관련한) 현지 조사 결과에 따라 훼손 범위를 파악할 수 있는 발굴 조사를 시행하고 위법 사항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최근 김해시가 추진하는 지석묘의 문화재 정비사업 과정에서 문화재가 훼손됐다는 민원을 받은 뒤 김해시에 공사를 중지할 것을 요청하고, 지난 5일 관계 전문가를 현장에 보내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
문화재청은 "조사 결과, 지석묘 아래에 박석(얇고 넓적한 돌)과 박석 아래에 청동기시대 문화층이 있는데도 정비 공사 과정에서 김해시가 매장문화재법을 위반해 무단으로 현상을 변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행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유존 지역` 내에서 현상을 변경할 경우 별도의 문화재 보호 대책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조사해야 한다.
이번 구산동 지석묘의 경우, 박석이 지석묘 묘역을 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를 들어내기 위해서는 사전에 문화재청으로부터 발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사전 협의도 없었다는 게 문화재청 측 설명이다.
구산동 지석묘는 2007년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당시 발굴된 고인돌 유적으로 학계는 상석 무게 350t, 고인돌을 중심으로 한 묘역시설이 1천615㎡에 이르는 이 유적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인돌로 판단했다.
문화재청이 문제를 지적하는 등 논란이 일자 김해시는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구산동 지석묘가 경남도 문화재여서 경남도의 현상변경 허가만 받고 문화재청 협의를 빠트렸다"며 "세세하게 챙기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앞으로 문화재청 조치 결과에 따라 복원 정비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랫동안 햇빛, 비바람에 훼손된 박석을 하나하나 손으로 빼 고압 세척, 표면 강화처리를 한 후 다시 그 자리에 박아넣었고 중장비를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김해 문화계 유력인사는 "문화재를 훼손한 것은 우리 자신을 훼손한 것과 같다"면서 "현재 김해지역 여러 곳에 진행 중인 개발사업 현장에서도 문화재 훼손이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간절하다"고 조언했다.
/박춘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