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섭 신임 문화재청장 (고려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제공) © News1
신임 문화재청장에 변영섭 고려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62)가 임명된 가운데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변 신임 청장이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는 등 이미 10년 넘게 반구대 암각화의 온전한 보존을 위해 발벗고 활동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의 황평우 소장은 1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변 교수는 문화재는 본래의 상태와 만들어질 당시의 상황들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원칙에 대해 절대 타협하지 않는 강단 있는 원칙론자"라며 "물길을 돌리거나 생태제방을 쌓는 것은 결국 반구대 암각화의 원형을 훼손하고 주변 경관에도 변형을 줄 수밖에 없기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해 온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구대 암각화가 한국 고고학과 미술사학의 첫 장을 여는 굉장히 중요한 유물이라는 인식을 가진 변 교수는 이것을 지키지 못하면 후손으로서 면목이 없는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끊임없는 현장 방문을 통한 캠페인 활동과 시위 외에도 여러 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을 중간에서 잘 연계해 보존 운동을 이끌어 왔다"고 덧붙였다.
변 청장은 지난 2001~2003년 '석굴암 사료관'(석굴암 관람객의 증가로 100m 떨어진 곳에 본존불과 동일한 석상 등으로 꾸며진 사료관을 건립하겠다는 사업) 건립 논란 당시에도 학계·시민사회와 연계해 '토함산 훼손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활발히 활동한 결과 건립 백지화를 이끌어 낸 바 있다.
황 소장은 이에 "석굴암의 원형 및 주변 경관 훼손을 우려해 적극적인 반대 활동을 펼쳤던 것에 이어 두 번째로 반구대 지킴이 활동을 하고 계신 것"이라며 "단순히 문화재 하나만이 아니라 둘러싸고 있는 자연까지 모두 문화유산이기에 다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변 교수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영원)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의 3차원 입체 스캔 이미지를 담은 '반구대 암각화'를 발간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울주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 등 훼손 우려가 있는 문화유산의 형상 기록화 작업들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문화재청 제공) © News1
한국 고고미술사의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돼 온 반구대 암각화는 1965년 울산 울주군의 사연댐이 완공된 후 6년이 지난 뒤에야 발견됐다.
때문에 댐 수위가 올라가면 해마다 7~8개월씩 물에 잠겨 갈수록 훼손이 심해짐에 따라 1995년 국보로 지정된 뒤 본격적으로 보존대책이 논의됐지만 여전히 첨예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재로서의 보존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재청과 학계·시민단체 측은 사연댐의 수문을 내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울산시는 식수 문제를 위해 수위를 낮출 수는 없다며 대신 생태제방을 설치해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물길확보와 생태제방 축조 과정에서 절개와 성토로 인해 암각화 주변 경관이 일부 변형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양측의 논란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편 황 소장은 변 교수의 문화재청장 임명에 대해 "너무 강직한 분이어서 설마 이 분에게 맡기겠나 싶었는데 결국 임명이 됐다"며 "이는 최근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를 비롯해 문화재의 원형을 보존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울산시가 주장하고 있는 생태제방 건설안에 대해 "생태제방이나 댐을 쌓겠다는 시의 주장은 울산 지역 토건 세력들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몇 십억의 돈을 추가로 들여 새로 토건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변 교수의 문화재청장 임명은 이에 대한 경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