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절의 풍속을 그린 ‘청명상하도’(작자·연대 미상, 견본채색, 35.0762.0)가운데 일부. 공간의 제약으로 전시장에 작품 전체를 펼쳐 놓지는 않은 대신 관련 영상을 별도로 선보이고 있다. [사진 화정박물관]
화정박물관 중국 회화·공예전
먹거리 생산·소비 과정 생생히 담은
산수화·풍속화·도자기 170점 전시
아랍 수출용 명나라 접시도 선보여
도자기 등 공예 작품은 회화보다도 한층 풍성하게 자리했다. 그 화려한 색채와 문양은 물론 일찌감치 해외 수출용으로 만들어진 흔적이 눈길을 끈다. 한자 대신 아랍어로 문양을 새긴 명나라 때 접시가 한 예다. 법랑 제품도 있다. 서양의 법랑 기술과 백자를 결합한 광채, 즉 청나라 때 광동성 광주 지역에서 만들어진 채색자기는 문양과 색채에서도 유럽을 겨냥한 취향이 두드러진다. 전시장에는 온갖 식기가 차려진 식탁을 중심으로 청나라 때 실내 풍경도 재현해 놓았다. 놀라운 건 이를 비롯한 전시품이 모두 박물관(한빛문화재단) 소장품, 더욱 놀라운 건 모두 1만 2000점이 넘는 소장품의 일부일 따름이란 점이다.
소장품으로 재현해 놓은 청나라 때 실내 풍경.[사진 화정박물관]
이를 모은 사람은 기업인이자 미술 애호가였던 화정 한광호(1923~2014). 한국삼공,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등의 설립자인 그는 97년 거금 100만 파운드를 기부, 영국 대영박물관에 한국관이 개관하는데 큰 공을 세운 주역이다.
80년대부터 한국 고미술과 근대 회화를 모으기 시작한 그는 점차 해외 작품에도 관심을 넓혔다. 화정박물관은 이같은 소장품에 바탕해 99년 처음 설립됐고 2006년부터 지금의 평창동 건물에 자리잡았다. 소장품 가운데 특히 2500점에 달하는 탕카, 즉 티벳 불교회화 콜렉션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이 박물관 전시장 네 곳 중 한 곳이 매년 작품을 바꿔가며 연중 탕카 상설전을 여는 것은 이런 배경이다.
서양 기술의 영향을 받아 법랑으로 만들어진 주자 세트. [사진 화정박물관]
박물관 측은 연말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과 별개로 또다른 대중적인 주제로 새로운 소장품 전시도 기획중이다. 특별전과 상설전(관람료 6000원)을 모두 볼 수 있는 관람권은 1만원. 24세 이하 등은 50% 할인된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