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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사막에서 꽃핀 고대 문명을 만난다...ㆍ국립중앙박물관 ‘아라비아의 길’ 특별전, 9일 ...
글쓴이 tntv 등록일 [2017.05.10]



사막에서 꽃핀 고대 문명을 만난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ㆍ국립중앙박물관 ‘아라비아의 길’ 특별전, 9일 개막

고대 도시인 타즈의 무덤에서 발굴된 6세 여자아이의 ‘황금 가면’(1세기경).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고대 도시인 타즈의 무덤에서 발굴된 6세 여자아이의 ‘황금 가면’(1세기경).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한 아라비아 지역은 북방의 실크로드(비단길)와는 또 다른 고대 문명의 교차로다. 동쪽의 아시아와 서쪽의 아프리카·유럽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메소포타미아를 비롯, 이집트·페르시아·그리스와 로마 등의 문명들이 뒤섞였다. 문명의 교차로에는 도시들이 생겨나기 마련이고, 저마다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일궈냈다. 

특히 ‘실크로드’와 비교되는 아라비아반도의 ‘인센스로드’(향의 길)는 주요한 문명 교류의 통로가 되었다. 7세기 초 이슬람교가 성지 메카에서 탄생한 이후 아라비아반도는 지금 이 순간까지 전 세계 무슬림들이 찾아드는 순례지이다. 

‘사람 모양의 석상’, 기원전 4000년경, 사우디국립박물관 소장.

‘사람 모양의 석상’, 기원전 4000년경, 사우디국립박물관 소장.

고대 아라비아 상인들의 역동성은 동쪽 끝 한반도와의 문화교류도 낳아 삼국시대부터 고려~조선시대로 이어진다.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는 아라비아반도 남부의 특산물인 유향(유향나무 수지)이 나왔고, <삼국유사> 속의 처용이 아라비아인이라는 학설, 경주 괘릉의 서역인을 닮은 석상도 당시 교류 상황을 보여준다. 실제 아라비아 쪽 문헌에는 ‘신라로부터 비단과 칼 등을 가져왔다’(846년경)거나 ‘신라인들은 집을 금실로 수놓은 천으로 단장한다’(10세기)는 기록이 전해진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고고학적 연구 성과물을 중심으로 아라비아반도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사우디관광국가유산위원회와 공동 주최, 기획전시실에서 9일 개막하는 특별전 ‘아라비아의 길-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다. 

특별전은 최고 180만여년 전 선사시대 석기부터 파란만장한 고대 문명의 자취들인 다양한 유물, 이슬람교의 성물들, 20세기 초 사우디왕국의 공예품 등 모두 460여점이 선보인다. 익숙한 듯하지만 낯선 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를 큰 틀에서 조망해볼 수 있는 귀한 자리이다. 이영훈 중앙박물관장은 “아라비아 역사·문화를 접하는 국내 첫 전시회”라며 “다양한 토기, 신비로운 석상들, 화려한 공예품들, 메카와 메디나에서 온 이슬람교 성물들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장은 5개 주제로 구성됐다. 먼저 ‘선사시대의 아라비아’는 100만여년 전 구석기시대 석기들, 기원전 8000년경의 말이나 코끼리·염소 등의 석상을 통해 아프리카를 떠난 현생인류가 아라비아에 첫발을 내디디고 정착한 시기를 보여준다. 당시 유물들은 아라비아반도가 사막이 아니라 호수와 비옥한 습지, 무성한 풀과 나무가 있던 곳임을 확인시켜준다. 

전시장 첫머리를 장식한 기원전 4000년경 ‘인물 모양 석상’들은 극히 간략화된 추상적 표현으로 신비로움까지 풍긴다. 2부인 ‘오아시스에 핀 문명’은 고대 문명의 하나인 ‘딜문 문명’의 이모저모를 엿볼 수 있다. 기원전 3000년경 지금의 오만·바레인 등 아라비아만 연안 지역은 해상교역로의 중심지였고 녹색이 돋보이는 녹니석으로 만든 ‘녹니석 그릇’ 등을 통해 당시 문화를 유추할 수 있다.

3부 ‘사막 위의 고대 도시’는 전시의 핵심이다. 남부 아라비아와 아프리카 동부지역의 특산품 향료인 유향은 신에게 올리는 최고의 공양품으로 메소포타미아·이집트·지중해로 퍼져나갔다. 자연스럽게 무역로인 ‘향의 길’이 생겼고, 그 길 위 오아시스에선 타이마, 알 울라, 카르얏 알파우 등 고대 도시들이 생겨났다. 전시장에는 고대 도시 타즈의 6살 여자아이 무덤에서 발굴된 ‘황금 가면’(1세기경)과 ‘황금 장갑’을 비롯한 각종 장신구들, 카르얏 알파우에서 나온 1세기경의 향로들과 채색 벽화·토기들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들 유물에는 메소포타미아를 비롯해 지중해 문명과의 교류 흔적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뱀 무늬가 있는 녹니석 그릇’, 기원전 3000년 후반.

‘뱀 무늬가 있는 녹니석 그릇’, 기원전 3000년 후반.

특별전은 이어 이슬람교 탄생 후 메카와 메디나를 향한 순례의 길과 관련, 순례길 이정표와 순례자들의 각종 휴대품, 특히 메카의 카바신전의 문으로 사용되다 1947년 교체된 ‘카바신전의 문’(1635~1636년) 등이 선보인다. 전시장 마지막은 사우디아라비아 압둘 아지즈 초대 국왕의 유품과 20세기 민속품들로 구성됐다. 

 

전시와 관련, 전시 도록도 돋보인다. 아라비아 석기·청동기를 한반도 유물과 비교하거나, 신라·고려·조선과의 교역 관계, 한국 고지도 속의 아라비아 등 한반도와 아라비아의 관계를 설명하는 중앙박물관 학예사들의 글들이 풍부하게 실려 있다. 전시는 8월27일까지. 입장료는 3000~6000원.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5082122005&code=960201#csidxa6719c79c1fde52b9d9be16e903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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