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서 16일 개막
한개마을의 '북비' 현판.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성산이씨 집성촌인 경북 성주 한개마을(국가민속문화재 제255호)의 한 고택에는 '북비'(北扉)라고 적힌 현판이 걸려 있다.
북쪽 문을 뜻하는 북비는 조선 후기 사대부인 이석문(1713∼1773)의 호다. 그는 영조 38년(1762)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가 걱정스러워 임금에게 고언을 했다가 관직을 삭탈당했다.
고향인 성주로 내려간 그는 '부끄러움이 없는 마음'을 의미하는 '무괴심'(無愧心)을 신조로 살아갔다. 그러던 중 남쪽 문 앞으로 사도세자를 반대했던 노론 인사들이 다니는 것을 본 뒤 이 문을 뜯어 북쪽으로 옮기고 사도세자를 향한 충절을 지켰다.
응와 영정.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국립민속박물관은 이석문과 그 후손들의 삶과 문화를 조명하는 기획전 '성산이씨 응와 이원조의 가족 이야기 - 대대로 책 읽는 씨앗이 되어라'를 16일부터 연다고 밝혔다.
한국국학진흥원이 함께 개최하는 이 전시는 이석문의 증손인 응와(凝窩) 이원조(1792∼1871)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선조들로부터 '대대로 책 읽는 씨앗이 돼라'는 독서종자(讀書種子)의 가르침을 받은 이원조는 18세에 문과에 급제해 공조판서와 제주목사를 지냈고, 만년에는 성주 가야산 만귀정에 머물면서 후학을 양성했다.
시아첩.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전시에는 유물 220여 점이 나온다. 도화서 화원이 1865년 응와의 모습을 그린 영정을 비롯해 응와종택의 현판, 이원조가 과거 급제 60주년을 맞아 받은 문서인 홍패(紅牌) 등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응와가 지은 시문을 모아 수록한 문집인 호우만고(毫宇漫稿), 이원조가 아들에게 바라는 바를 쓴 시아첩(視兒帖), 이석문과 관련된 '북비' 현판도 공개된다.
전시는 내년 4월 3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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