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한 부족 마을에는 일 년에 한 번, 죽은 사람들이 관(棺) 밖으로 나오는 날이 있다.
12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주의 고랭지(高冷地)에 모여 사는 ‘토라자(Toraja)’ 부족의 독특한 연례 의식을 소개했다. 이 부족은 매년 8월 관에 안치된 시신들을 꺼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마네네(Manene)’ 의식을 치른다.
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주의 ‘토라자(Toraja)’ 부족은 매년 8월 관에서 시신을 꺼내 시신에게 새 옷을 입히고 머리를 손질하는 등 독특한 의식을 치른다. / 케이터스뉴스
토라자 부족에게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 아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죽으면 소독 및 방부(防腐) 목적으로 쓰이는 포르말린 용액으로 시신을 처리한 뒤 몇 주, 길게는 몇 년 동안 집 안에서 시신을 보살핀다. 시신이 미라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장례를 치르는데, 시신은 마네네 의식 때에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땅에 묻지 않고 동굴에 안치한다.
그리고 매년 8월이 되면 시신을 관에서 다시 꺼내, 고인과 ‘만난다.’ 부족 사람들 모두 모여 동굴에서 관을 꺼내고 유골 또는 미라가 햇볕에 건조되도록 둔다. 몇 시간 뒤 미라가 완전히 건조되면 새 옷을 입히고 머리를 손질한다. 고인이 생전에 담배를 좋아했다면, 시신의 입에 담배를 물려주기도 한다. 또 관을 고치거나 새것으로 교환한다. 토라자 사람들은 이렇게 꽃 단장을 마친 시신과 함께 마을을 돌아다니며 축제를 벌인다.
방부제로 이용되는 포르말린 용액으로 시신을 처리해 ‘미라’로 만들어 시신을 잘 보존한다. / 케이터스뉴스
꽃단장을 마친 시신들과 함께 부족 사람들은 마을을 한 바퀴 돌며 퍼레이드를 한다. / 케이터스뉴스
보통 사람들에겐 이런 의식이 끔찍하겠지만, 토라자 사 람들은 이 축제 기간이 “슬퍼하거나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 만나는 기쁜 순간”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마네네 의식’을 통해 고인을 기억하며, 신에게 풍성한 수확을 기원한다고.
이 독특한 풍습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지만, 이 풍습에 쓰인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관의 나뭇조각을 연대 측정한 결과 적어도 서기 800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