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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 일본으로 불법 반출됐던 15세기 조선 전기 묘지(墓誌, 죽은 사람의 행적을 적어 무덤에 묻는 돌이나 도판)가 국내 환수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은 1998년 6월 국내 문화재 밀매단이 일본으로 불법반출한 ‘분청사기상감 이선제 묘지’ 1점을 지난 8월24일 일본인 소장자였던 도도로키 다카시(1938-2016)의 유족으로부터 우선 기증받아 국내로 들여왔으며, 최종적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고 12일 밝혔다.
묘지의 주인공은 필문 이선제(1390-1453)다. 세종연간 사관으로 ‘고려사’를 개찬하고, 집현전 부교리로 ‘태종실록’을 편찬했으며, 강원도관찰사와 호조참판 등 고위관직을 두루 거쳐 문종연간 예문관 제학에 이른 조선전기 호남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묘지는 일본인 소장자의 유족인 도도로키 구니에(76) 여사가 죽은 남편의 유지에 따라 재단에 기증한 것이다.
도도로키 여사는 “묘지는 한국미술을 가장 애호했던 남편이 중요하게 생각한 작품으로,생전에 남편은 조상을 섬기는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일본인도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은 같기 때문에 묘지가 예술적 가치 이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이에 남편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기증 이유를 전했다.
또한 현재 보물로 지정된 4점과 기타 비지정 묘지들과 비교해도 유사한 사례가 없을 만큼 매우 특징적인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위패의 지붕이나 받침 없이 하나의 판으로 된 동체가 밑 부분에서 두 개의 판으로 나뉘며, 묘지의 굽다리는 연판문(蓮瓣文)으로 장식되어 단순하면서 기발한 수법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묘지는 오는 20일부터 10월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실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서울=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