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컬렉터’ 구본진 변호사
“검찰과 프랑스 민간 감정기관의 주장이 달라 또다시 미궁에 빠진 ‘천경자 위작 논란’을 보세요. 위작을 구입해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재판까지 가서 보상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작품의 진위를 입증해야 하는데 입증 자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법무법인 로플렉스에서 지적재산권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본인이 미술품 컬렉터이기도 한 구본진(사진) 변호사는 ‘위작 구입으로 인한 피해를 법적으로 보상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구 변호사는 이에 대해 “탄소 분석이나 물감, 캔버스 사용 기록 등에 의한 딱 떨어지는 기법으로 감정할 수 있는 작품은 많지 않고 대부분 안목 감정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미술시장에서 연일 위작 시비가 일어나는 것은 작고 작가들의 작품이나 고미술품들의 작품 이력이 대부분 불분명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술품 경매 시장 등에 가보면 단원 김홍도나 겸재 정선의 그림이 의외로 저렴해 놀랄 때가 많아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해도 됩니다. 작품 출처와 유통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그만큼 리스크가 큰 작품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음성적으로 은밀하게 거래되는 시장에서는 수십 억 원을 호가하며 은밀하게 거래되는 고미술품들이 많아요. 누군가는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구 변호사는 유통 이력이 불분명해 진품이 위작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는 “속칭 ‘나까마’라 불리는 중간상들이 새로운 거래처 확보를 위해 개인 소장자들이 지닌 작품이 진품임을 알면서도 위작이라고 판명하는 일도 비일비재해 미술시장을 더욱 어지럽히고 있다”며 “나까마 중에는 도록에 오른 전시 작품 말고 개인 소장자와 컬렉터를 연결만 해주는 ‘중간상’ 역할을 하는 화랑 주인들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위작으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미리 조심해 방지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유명 경매회사 등 믿을 만한 거래처에서 ‘아주 좋은 작품’ 즉 작품성이 높은 작품을 구입하려고 노력합니다. 가짜 시비가 일어나는 작품은 대부분 해당 작가의 작품 중에서 작품성을 인정 못 받는 것들입니다. 좋은 작품들에 대해선 위작 시비가 안 일어납니다. 여기에 작품 이력까지 확실하면 금상첨화겠죠.”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